본문 바로가기
문학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by 소쩍새무덤 아카이브 2025. 4. 7.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서정주

 

 

머리에 석남(石南)꽃을 꽂고
내가 죽으면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너도 죽어서

 

너 죽는 바람에
내가 깨어나면
내 깨는 바람에
너도 깨어나서

 

한 서른 해만 더 살아 볼거나.
죽어서도 살아나서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한 서른 해만 더 살아 볼거나.

 

 

 

 

 

 

 

* 석남 설화

신라시대 최항의 자는 석남(石南)이다.

사랑하는 첩이 있었으나 부모의 반대로 몇 달을 떨어져 보지 못하여 죽게 되었다.

그의 부고를 받지 못한 첩에게 어느 밤 그가 나타났다.

그녀는 석남이 머리에 꽂았던 매화꽃가지(石枏,석남)를 받아들고

부모님의 허락이 있었으니 집으로 가자 하여 함께 향한다.

담을 넘어 집으로 들어간 석남이 한참동안 나오지 않자 문을열고 들어가보게 된다.

집안은 죽은 석남의 장례를 치르는 중이었고, 믿지 못하는 첩을 위해 관을 열어 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석남의 머리에는 매화꽃가지가, 옷은 이슬로 젖었고 신발도 닳아있었다.

이를 본 첩이 통곡하며 기절하자 이에 놀라 죽은 석남이 다시 살아났다.

첩 또한 다시 정신을 차리고 서로 서른 해를 함께 살다 죽었다 한다.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Last Train _오장환  (5) 2025.07.11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0) 2025.04.07
How I Became a Madman -Kahlil Gibran  (1) 2024.11.07
‘나의 나무’ 아래서 -오에 겐자부로  (2) 2024.10.17
개구리 -한하운  (0) 202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