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7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2025. 4. 7.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서정주 머리에 석남(石南)꽃을 꽂고내가 죽으면머리에 석남꽃을 꽂고너도 죽어서 너 죽는 바람에내가 깨어나면내 깨는 바람에너도 깨어나서 한 서른 해만 더 살아 볼거나.죽어서도 살아나서머리에 석남꽃을 꽂고한 서른 해만 더 살아 볼거나. 2025. 4. 7. How I Became a Madman -Kahlil Gibran How I Became a Madman -Kahlil Gibran You ask me how I became a madman. It happened thus: One day, long before many gods were born, I woke from a deep sleep and found all my masks were stolen, -the seven masks I have fashioned and worn in seven lives,- I ran maskless through the crowded streets shouting, “Thieves, thieves, the cursed thieves.” Men and women laughed at me and some ran to their ho.. 2024. 11. 7. ‘나의 나무’ 아래서 -오에 겐자부로 - 엄마, 난 죽는 거야? - 난, 네가 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죽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어. - 의사 선생님이, 이 아인 죽을 겁니다, 더 이상 어쩔 수도 없어요 하고 말씀하셨는걸. 그렇게 들렸어. 난 죽을 건가봐. 어머니는 잠시 동안 가만히 계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 만약 네가 죽더라도 내가 또다시 널 낳아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 …그치만 그 아이는 지금 죽는 나와는 다른 아이가 아닐까? - 아니야, 똑같아. 내 몸에서 태어나서 네가 이제껏 보고 들었던 것들과 읽은 것, 너 자신이 해왔던 일들 모두를 새로운 너한테 이야기해줄 거야. 그러면 지금 네가 알고 있는 말을 새로운 너도 사용하게 될 테니까 두 아이는 완전히 똑같아지는 거야. *엄마는 영원히 같은 아이.. 2024. 10. 17. 개구리 -한하운 개구리 -한하운 가갸 거겨 고교 구규 그기 가. 라랴 러려 로료 루류 르리 라. 2024. 9. 24. The Last Train -오장환 비애야! The Last Train -오장환 저무는 역두에서 너를 보냇다. 비애야!. 개찰구에는 못쓰는 차표와 함께 찍힌 청춘의 조각이 흐터져잇고 병든 역사가 화물차에 실리여간다. 대합실에 남은 사람은 아즉도 누귈 기둘러 나는 이곳에서 카인을 맛나면 목노하 울리라. 거북이여! 느릿느릿 추억을 싣고 가거라 슬픔으로 통하는 모든 노선이 너의 등에는 지도처름 펼처잇다. 2024. 9. 22. 혁명 -오상순 공초 오상순.자신과 시와 담배를 동치로 여겼던 그는 소문난 애연가였다. 그리고 무소유자였다. 허무주의자였다.집도, 절도, 돈도 하나 없는, 심지어 시인이나 시집 하나 내본 적 없는 삶이었다.가난한 그가 종이 대신으로 시를 썼던 담뱃갑 은박지는 이중섭과 상통하는 데가 있지 싶다. 반면, 4.19 혁명에 즈음하여 쓴 그의 '혁명'은 그가 지닌 내면의 뜨거움을 뿜어내고 있는 듯하다. 혁명 -오상순 하늘 땅 사람 불 ! 2024. 9.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