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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의 나무’ 아래서 -오에 겐자부로

by 소쩍새무덤 아카이브 2024. 10. 17.

 

 

 

 

 

- 엄마, 난 죽는 거야?
- 난, 네가 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죽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어.
- 의사 선생님이, 이 아인 죽을 겁니다, 더 이상 어쩔 수도 없어요 하고 말씀하셨는걸. 그렇게 들렸어. 난 죽을 건가봐.

어머니는 잠시 동안 가만히 계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 만약 네가 죽더라도 내가 또다시 널 낳아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 …그치만 그 아이는 지금 죽는 나와는 다른 아이가 아닐까?
- 아니야, 똑같아. 내 몸에서 태어나서 네가 이제껏 보고 들었던 것들과 읽은 것, 너 자신이 해왔던 일들 모두를 새로운 너한테 이야기해줄 거야. 그러면 지금 네가 알고 있는 말을 새로운 너도 사용하게 될 테니까 두 아이는 완전히 똑같아지는 거야.

 

 

*

엄마는 영원히 같은 아이를 키우는 존재였나 보다.

그렇게 우리는, 엄마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영원하게 살 수 있게 되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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